코리아타운 조형물 훼손, 3년째 방치
LA한인타운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파손된 상태로 3년째 방치돼 있다. 주민들은 그간 시의원 사무실과 한인 단체들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변화는 없었다.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에 열흘간 들어온 민원 14건 중 5건이 올림픽 불러바드의 한인타운 상징 조형물 파손에 관한 것이었다. 〈본지 7월 24일자 A-1면〉 버몬트와 웨스턴 사이 올림픽 불러바드 선상에는 소형 탑 형태의 ‘WELCOME’이 적힌 조형물 두 개가 각각 파손된 채 쓰러져 있다. 하나는 호바트 불러바드, 다른 하나는 켄모어 애비뉴 인근에 있다. 쓰러진 조형물들에는 페인트칠로 낙서가 돼 있었고 기단 부분이 그대로 뽑혀나간 모습이다. 현재는 LA시가 설치한 플라스틱 바리케이드와 노란 테이프로 주위가 둘러싸여져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조형물이 파손된 원인으로는 자동차 충돌, 강풍, 갱단 소행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형물이 파손된 것은 지난 2020년 11월쯤이다. 당시 한 주민은 본지에 제보를 통해 하루아침에 호바트쪽 조형물이 쓰러졌다고 알렸다. 〈본지 2020년 12월 1일자 A2면〉 문제는 3년이 다 돼가도록 보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인타운에 20년째 거주 중인 재니스 이씨는 “지난 1년간 지켜봐 왔는데 아무도 고치지 않아서 이번에 주민의회에 처음으로 연락해보게 됐다”며 “그동안 한인타운의 일을 나서서 해줄 곳이 없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20여년간 타운에서 근무했다는 직장인 케이디 서씨는 “수많은 사람이 매일같이 다니는 올림픽 길에서 한인타운 경계를 알리는 중요한 상징물인데, 오랫동안 훼손된 채 방치돼있어 기분이 좋지 않다”며 “1년 전 LA한인회에 건의한 적이 있지만, 그 뒤로 시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조형물은 ‘올림픽 불러바드 재단장 프로젝트(Olympic Blvd. Streetcape Project)’의 일환으로 지난 2011년에 세워졌다. 이 조형물들 외에도 당시 구 모양의 ‘KOREATOWN’ 조형물이 킹슬리 드라이브 인근에 있었지만 지난 2018년 LA시가 수거해 간 뒤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길 조형물들의 관리 부실의 근본적 이유는 이것들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단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WCKNC는 전했다. 마크 이 WCKNC 의장은 “정부는 재개발 예산만 지원하고 유지·보수 비용은 커뮤니티에서 충당해야 한다”며 “당시 올림픽길 건물주·사업가들로 모인 올림픽 BID(경제개발구역)를 조성해 세금을 걷어 유지·보수 비용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흐지부지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주민의회의 협조가 필요한 일인데, 올림픽 길을 남북으로 나눠맡고 있는 피코-유니언 주민의회 소속 주민들은 당시 이를 반대했고, WCKNC는 내부 분란으로 소란스러운 상태였다고 그는 부연했다. 이 의장은 다음 달 정례회의 안건으로 올려 논의를 거친 뒤 주민의회 기능인 ‘커뮤니티 영향 보고서(Community Impact Statment·CIS)’를 제출해 조형물 보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CIS는 결과적으로 LA시의회를 통해 관할 부서에 전달된다. 리 의장은 “가시적인 결과가 있기까지 3~4개월 정도 걸릴 거라 예상한다”고 전했다.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타운 상징물 한인타운 상징 한인타운 경계 그동안 한인타운